[활동사진] 트와일라잇 보는 것

 

트와일라잇
크리스틴 스튜어트,로버트 패틴슨,테일러 러트너 / 캐서린 하드윅
나의 점수 : ★★★

별 반 개는 인디언 친구와 여주인공 아빠 때문에 더 보태주는 거다(...). 아버님 좀 많이 귀여운 듯.

두 말 해봐야 손가락만 피곤하지만, 이 영화는 역시 뱀파이어 영화가 아니라 뱀파이가 나오는 하이틴 로맨스물입죠...








여자애 이쁘더라. 솔직히 남자 주인공은 별로 맘에 안 들었음(계속 보니 괜찮긴 하더라). 오히려 여자애 아빠나 인디언 친구 등등이 더 완소...;;


사실 보게 될 거라곤 전혀 생각지 않았던(그리고 볼 생각 전혀 없었던) 영화인데, 어쩌다가 친구랑 간만에 만나서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영화를 보고 왔네요. 친구 덕분에 조조보다 싸게 보고 왔으니...그 정도 값은 한 것 같습니다. 사실 제 값 다 주고 봤으면 좀 슬펐을 영화.

지금까지 이 영화에 대해 좋은 평을 한 감상문을 본 적이 없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, 심지어 롯X 시네마 지날 때마다 'ㅅㅂ 저딴 것도 계속 걸려 있는데 왜 오스트레일리아 벌써 내리고 ㅈㄹ이야...'라고 궁시렁거린 적까지 있었는데...; 기대를 전혀 안해서인가 생각보다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. 중간 중간 예상치 못하게 사람 뿜기게 해서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-_-;

영화는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 판타지. 그냥 순정만화 본다는 느낌으로 보면 나쁘지 않을 듯 하네요.
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평소엔 실컷 쿨한 척해도 결국엔 미국애들도 이런 왕도+정석의 닭털 날리는 로맨스에 대한 낭만을 갖고 있구나...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재밌어요. 이번에도 그런 생각이 좀 들더군요.

영화 속에 묘사되는 뱀파이어의 모습 때문에 이 영화에 안 좋은 평을 하는 사람들을 꽤 본 것 같은데, 개인적으론 오히려 짐승틱한(...) 묘사가 캐릭터들의 아이덴티티를 뚜렷하게 해줘서 더 맘에 들더군요. 뱀파이어가 꼭 게리 올드만이나 톰 크루즈일 이유는 없지요. 오히려 어설프게 우아하고 귀족 같은 모습이었으면 더 김 빠졌을 듯. 아무리 용을 써봐야 미국 배경에 하이틴 로맨스인데 그런 캐릭터 나와봤자 그냥 파쿠리 페이소스만 물씬 풍길 뿐...그런 점에서 뱀파이어 캐릭터에 대한 설정은 꽤 맘에 드는 편인데 문제는 영화가 참 애매하게 뽑혀서리....-_-;;

솔직히 영화는 빈 말로도 잘 만들었다고 말해주기 힘든데(일단 주인공 커플이 별로 본인 취향도 아니고.), 물론 뱀파이어가 출몰하는 마을의 서슬퍼렇고 음습한 분위기 같은 건 상당히 잘 뽑혔지만 스토리 전개가 진짜 밑도 끝도 없습니다. 보고 있자면 참 야오이의 1차적 의미에 대해 곱씹게 되는 영화. 이건 뭐 맥락을 엇다 시집보냈는지;; 보는 내내 주요 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변화에 대해서 납득할 수 없다는 건 정말 치명적인 것이죠...오죽하면 별 비중없는 여주인공 벨라의 친구들의 캐릭터 메이킹이 더 탄탄해 보일 지경....스스로도 이건 좀 폭언(...)이라고 생각하지만 보면서 간간히 '디워' 생각났음....그래도 트와일라잇 쪽이 좀 더 재밌긴 했습니다. 사실 초중반까지의 전개가 쓸데없이 늘어져 있지만 않았어도(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으면서 관객은 충분히 납득시키지 않는..개인적으로 상당히 싫어하는 연출을 충실히 보여줬음;;) 좀 더 점수를 후하게 쳐 줄 생각이 있었는디...;; 그나마 에드워드(남주)가 벨라 구해주는 씬이라도 없었음 진짜 디워 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불현듯 드네요. 일단 벨라가 에드워드를 왜 그토록 열애하게 됐는지부터가 도무지 납득이 안돼서;;; 벨라가 너무 급작스럽게 에드워드 없이는 못 사는 여자가 돼버리니까 적잖이 황당하더구만요.(그래도 디워의 이든과 새라의 그것보단 나았지만, 벨라가 왜 그리 갑자기 에드워드를 무지 좋아하게 됐는지에 대한 과정이 귀여니 소설보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.) 에드워드도 영 일관성이 희박해 보이는 캐릭터였고. 왕도 로맨스물답게 로잘리가 이라이자 짓이라도 할 줄 알았더니 왜 나왔는지도 모르겠고...(아, 제임스 따돌린다고 나름 노력하긴 했군)앨리스는 그래도 꽤 활약하던데-_-;;(에드워드는 원래 인간이었으나 뱀파이어였던 칼라일 박사에게 물린 이후로 뱀파이어가 되었고, 그 이후로 박사와 그의 아내를 부모로 여기며 다른 뱀파이어들과 살고 있었음. 로잘리와 앨리스도 에드워드와 함께 살고 있음.)

그리고 벨라에게서 인간 냄새를 맡은 제임스가 그 뒤로 기를 쓰고 벨라를 열라 추적했던 것도, 그 전에 에드워드가 벨라 보고 니 마음은 도무지 읽을 수 없니 어쩌니 한 것도, 영화 보는 내내 일종의 복선이 아닌가 싶었는데 전혀 그런 거 아니라서 참 맥빠지더군요. 이상하게 낚시질 당한 느낌이 들었던(...). 역시 에드워드가 저 ㅈㄹ한 건 그냥 로맨스물 특유의 뻔한 대사였을 뿐이었구나...벨라가 뭔가 특별한 존재이지 않을까 앞서갔던 내가 병신이지;; 오죽하면 화인 어쩌구 하면서 여주인공을 맨날 강간의 위험에 처하게 하는 미야기 린코의 만화 '꽃이 되자'의 전개가 황당할지언정 오히려 납득이 간다고 생각됐을 정도...사실 커플이 내 취향이기만 했어도;;(케이트&레오폴드도 좀 유치하다면 유치한데 이쪽은 캐릭터들이 참 취향이라 무지 재밌게 봤음.) 이 정도는 크세르크세스적 정신으로 관대하게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니...이거 계속 쓰고 있으니 은근히 우울해지는구만요;

저도 웬만큼 닭짓하는 것 보는 건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...이젠 이런 게 쉽게 잘 안 받아들여지는 나이가 된건지-_-; 물론 취향에 맞는다면 꽤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네요. 제 옆에 여학생 둘이 앉아 있었는데 걔네는 영화를 정말 재밌게 보더군요;;(정확히는 에드워드에게 열광하면서) 중학교 3학년 때 극장서 '킬러들의 수다' 볼 때 제 옆에 앉아 있던 여자 관객이 주인공들 나올 때마다 아주 환장을 하면서 영화를 봤었는데, 그 생각 나네요;;

- 벨라네 학교의 말 많은 동양계 친구 에릭이 저스틴 전이라는 (아마도) 한국계(?) 배우네요. 이름만 보면 이쪽이 진정한 전스틴..;;

- 원작 소설을 원서+번역서로 다 소장 중인 친구 모 양 생각이 불현듯...

- 이런 소설이 아마존 1위 먹는 쌀나라나 신죠 마유 같은 작가가 저택에서 살 정도로 잘 나가는 옆 동네 섬나라나 귀여니 류에 하악거리는 우리 나라나 그게 그거 같다는 생각이-_- 이런 거 보면 사람 사는 데는 여러가지 의미로 참 한결 같다니깐요...

덧글

  • 氷鐵人 2008/12/27 09:34 #

    별로 안땡기는 흡혈귀영화네요.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는 다르게 말이죠.
  • 사토오里夫 2008/12/27 14:28 #

    흡혈귀 영화가 아니라 흡혈귀가 나오는 닭살 로맨스 영화죠..ㅎㅎ 전개에 좀 더 개연성이 있었더라도 좋았을텐데요.
  • 氷鐵人 2008/12/27 14:30 #

    그렇군요. 제가 안땡겨 하는 이유가 있었군요.
  • 사토오里夫 2008/12/27 14:31 #

    앗- 동접이네요^ㅂ^
  • 氷鐵人 2008/12/27 14:31 #

    지금 접속중이라서요.
  • marlowe 2008/12/27 10:47 #

    영화에는 관심 없지만, 저 포스터를 볼 때마다 [V] 속편의 카일-엘리자베스가 떠올라요.
  • 사토오里夫 2008/12/27 14:29 #

    ...V는 잘 모르겠네요ㅠㅠ(SF 드라마라는 건 대충 아는데) 제 기억 속에서 가장 오래된 외국 드라마는 바야바라서(...). 영화는 딱 하이틴 취향인 것 같아요.
  • 유민성 2008/12/28 01:33 #

   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예쁩니다. 예쁘죠......뭐, 그렇다는 거죠. 하하.......^^;;
  • 사토오里夫 2008/12/28 02:03 #

    사실 저도 여주인공이 훨씬 맘에 들더군요(남주인공도 잘생기긴 했는데 흡혈귀 배역 땜시 밀가루칠을 해버린 것도 있고 에드워드란 캐릭터의 행동거지들이 여간 의아스러운게 아니라서 호감이 잘 안가더라고요.). 차라리 인디언 친구 제이콥과 엮이길 바랬습니다(...)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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